철학자는 애지자이다 – 파이돈 中

소크라테스가 독약을 마시기 전에 나눈 대화를 적어 놓은 것이 파이돈인데 소크라테스가 한 말인지 플라톤이 꾸민 것인지 정확하게 구분이 안 되어 둘의 사상이라고 하는 편이 맞을 것 같습니다. 철학자는 어떤 사람이라는 내용을 설명하고 있는 부분을 옮겨 봅니다. 애지자(愛智者)라는 말이 참 와 닿습니다.

"죽음이란, 영혼이 육체로부터 이탈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지 않겠는가? 영혼으로부터 벗어나 분리된 육체의 상태, 육체로부터 벗어나 분리된 정신의 상태가 아닐까? 그것이 바로 죽음이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철학자란, 육체적 쾌락에 대해서는 다른 어느 누구보다도 영혼을 육체와의 결합으로부터 해방시키려는 사람이 아니겠는가?"

"육체가 지식을 탐구함에 있어 그것은 방해가 되겠는가, 도움이 되겠는가? 즉 시각이나 청각이 우리에게 어떤 진실을 가르쳐 주는가 하는 것일세. 이것들은 우리에게 정확하지 못한 것을 전해 주는 것으로 생각하네. 그런데 이것들마저 정확하지 못하고 분명치 못한 것이라면 나머지 감각은 어떻다고 해야 옳겠나? 시각이나 청각은 모든 감각 가운데서 가장 으뜸가는 것이니 말일세. 이에 동의하는가?"

"확실히 영혼은 쾌락, 고통, 시각, 청각 같은 모든 혼란에서 자유로울 때, 즉 육체를 무시하고 최대한 독립하였을 때, 그리고 가능한 한 모든 육체적 감각이나 욕망에 사로잡히지 않고 진실을 추구할 때 최상의 사유를 할 수 있다는 말일세."

"오직 정신력만으로 각 탐구 대상에 접근해 나가고, 이성의 활동에 시각이나 그 밖의 감각을 끌어들이지 않으며, 정신 자체의 밝은 빛만으로 참된 존재를 팀구하는 사람만이 그 탐구대상을 가장 순수하게 인식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즉 눈이나 귀 또는 모든 신체 기관이 영혼과 관련되면 영혼이 진리와 지혜를 얻는 것을 방해한다고 보고, 가능한 한 이런 것과 관계를 끊고 이런 것에서 벗어난 사람만이 참된 존재를 인식할 수 있지 않겠는가?"

"육체는 우리로 하여금 인정과 욕망, 공포, 그리고 온갖 공상과 끝없는 어리석음에 사로잡히게 하고, 그 결과 도대체 무엇인가에 대해 사고할 기회를 빼앗아 가고 있네. 전쟁, 혁명, 분쟁들은 모두 전적으로 육체와 육체의 욕망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오직 진실한 철학자들만이 이처럼 육체로부터 영혼을 해방시키려고 하네. 실제로 철학자들의 소망은 오직 육체로부터의 영혼의 분리와 해방에 있네. 그렇게 생각지 않는가?"

"심미아스, 진실한 철인이란 언제나 죽음에 다가가며 어느 누구보다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일세."

"그러므로 죽음이 다가올 때 죽기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그는 애지자(愛智者) 즉 철학자라기보다는 애육자(愛肉者) 즉 육체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것은 더 말할 나위도 없을 걸세."

"감정적 가치에 근거한 도덕 체계는 환상에 불과하며, 그에 근거한 통속적 개념에는 진실도 건실함도 없게 되네. 절제든, 성실이든, 용기든, 진정한 도덕적 이상들은 이들 감정에서 정화된 것들이며, 지혜는 그 자체로서 순수한 것이네."